10월 12일 산호세를 살아가며

이번 주에 아이 학교 방학이라 많은 사람들을 만났습니다. 그리고 그들과 많은 이야기들을 나누었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나눈 이야기 중에 아주 크게 도전이 되었던 어떤 이야기가 하나 있었습니다.
그분은 치매에 걸린 시어머니를 모시고 사시는 분이셨습니다. 그런데 그 시어머니가 예배를 너무 좋아하신답니다. 치매에 걸리셔서 설교를 잘 못 알아들으실 것 같으신데도, 아니시랍니다. 어떤 분이, 설교를 듣는 그분의 얼굴을 보았는데, 분명 그 얼굴은 다 알아들으시는 얼굴이셨답니다. 그리고 설교 중에 아멘도 굉장히 시기적절하게 잘하신답니다. 그뿐만 아니라 찬양도 굉장히 열심히 부르신답니다. 그래서 교회에서 예배를 드리시는 모습만 보면 아무도 치매에 걸렸는지 모르실 정도랍니다.
그런데 자신의 시어머니가 그렇게 되신 이유가 있으시답니다. 그분의 시어머니는 젊은 시절부터 예배를 잘 드리셨답니다. 그랬더니 그렇게 치매에 걸리셨어도 예배를 좋아하시게 되었고 또 예배를 잘 드리시게 되신 것이랍니다.
그 이야기를 듣는데, 마음속에 아주 큰 감동이 찾아왔습니다. 사실 저는 치매가 굉장히 무섭습니다. 치매에 걸리면 젊은 시절 억누르고 살았던 감정들이 튀어나올 수도 있다고 하던데, 정말 그렇게 될까 봐 두렵습니다. 그런데 그런 억눌린 감정들이 아니라, 예배를 사모하는 모습으로 치매의 모습이 나온다면 얼마나 감사하고 복된 일이겠습니까?
그래서 그분을 만나고 혼자 다짐한 것이 있습니다. 더욱더 예배를 열심히 드려서 나도 나중에, 죽는 그 순간까지도 예배를 좋아하는 사람이 되겠다고 다짐했습니다. 그리고 더욱더 그래야 할 것은, 제가 예배를 인도하는 목사이기 때문입니다. 평생 예배를 인도했는데 나중에 예배를 열심히 드리지 않는 모습을 보여준다면, 인생 헛 산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번 주도 최선을 다해 예배를 준비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이번 주에 드려질 예배도 너무 기대가 됩니다. 하나님의 역사도 기대되고 하나님의 임재도 기대가 됩니다. 하나님께서 오늘도 우리의 예배를 통해 크게 영광 받으실 줄 믿습니다. 그래서 평생 주 안에서 예배드리는 그 예배자로 우리를 세워 주실 줄 믿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