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29일 산호세를 살아가며

이번 주 유스 아이들의 수련회가 있었습니다. 남가주에서 열린 수련회였다 보니, 6시간 넘게 운전을 해서 참석해야 했습니다. 하지만 그 정도의 가치가 있기에 올해도 아이들을 보냈습니다. 그런데 이번 수련회에서 아쉬운 것이 하나 있었습니다. 수련회 첫날이 성탄절이었다는 것입니다. 그 때문에, 가족과 함께 해왔던 성탄절 전통이 깨져버렸습니다.

매년 성탄절에는 가족들과 함께하는 하루를 보내었는데, 막내가 빠지다 보니, 남은 가족들이 무엇을 해야 할지 몰라 잠시 방황을 했었습니다. 막내가 없는 낯선 성탄절이다 보니, 다들 그냥 가만히 있기만 했습니다. 급기야 큰 애가 성탄절을 이렇게 보내도 되느냐는 질문까지 던졌습니다. 그러면서 가족의 소중함을 다시 한번 느꼈습니다.

나중에 아이들이 다 출가하면 이런 느낌일까 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아이들을 다 출가시킨 어른들이 새삼 대단해 보였습니다. 그런데 이런 과정을 다 겪어야 하는 것일 겁니다.

이번 성탄절에 느낀 것은 하나님도 이런 마음이지 않았을까 하는 것입니다. 하나 밖에 없는 독생자를 이 땅위에 보내셔서, 혼자 있으셨어야 했던 하나님 아버지의 마음이 느껴졌습니다. 그런데 그런 과정 덕분에 온 인류는 아기 예수님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그 덕분에 이 세상에 구원의 길이 열렸습니다.

그런 것을 보면, 떨어져 있는 것이 무조건 나쁜 것만은 아닌 것 같습니다. 이번 수련회에 참석하기 위해 잠시 떨어졌던 아이들도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수련회를 통해 하나님을 더 깊이 만났을 줄 믿습니다. 수련회를 통해 더욱더 서로가 알게 되었을 줄 믿습니다. 소망하는 것은, 이번 수련회가 아이들에게 진정한 터닝 포인트가 되었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