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2일 산호세를 살아가며

미국에 살면서 아쉬운 것 중에 하나는, 명절 때마다, 한국에 있는 가족들과 같은 마음을 느끼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한국에서는 연휴라고도 하고, 민족 대이동이라고도 말하지만, 이곳에서는 그냥 평범한 날입니다. 그래서 학교도 가야 합니다. 그러다보니 어떤 정서적인 소외감도 느껴집니다.

그래서 그런 소외감을 극복하고자, 올해도 한복을 입자고 제안했었는데, 많은 분들이 참여해 주셔서 너무 감사드립니다. 사실 이때가 아니면, 우리가 언제 한복을 입겠습니까? 게다가 우리의 한복은 전 세계 사람들이 아름답다고 칭찬한 옷입니다. 한국 특유의 곡선미와 색깔로 인해, 많은 외국분들이 꼭 한번 입어보고 싶어 하는 옷입니다. 그래서 외국 분들에게, 한복을 선물해 주면, 그렇게 좋아한다는 말도 들은 적이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저도 한복을 좋아합니다. 한복을 입고 있으면, 왠지 내가 누구인지를 다시 한번 깨닫게 해 줍니다. 그것이 옷이 주는 효과이겠죠. 그래서였는지 성경도 보면, 우리들을 ‘그리스도로 옷을 입은 존재’(갈라디아서 3:27)라고 말하기도 했죠. 그리스도로 옷을 입었으니, 그리스도처럼 살라는 것입니다. 마치 우리가 한복을 입으며 우리의 정체성을 다시 확인하는 것처럼, 그리스도로 옷을 입고 우리가 누구인지 잘 알고 있으라는 것입니다.

이렇게 이번 설날에도, 한복을 입으며 내가 누구인지를 깨달을 수 있어서 좋았고, 또 다시 한번 그리스도로 옷을 입기를 다짐해 볼 수 있어서 너무 좋았습니다. 축복하는 것은, 모두 계속 그리스도로 옷을 입고, 우리가 누구인지를 항상 기억하는 삶을 사시기를 축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