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16일 산호세를 살아가며

교회를 상징하는 것은 십자가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많은 교회들이 건물 위에 십자가를 세웁니다. 우리 교회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 교회도 건물 맨 위에 십자가를 세웠고, 또 예배당 앞에도 십자가를 붙여 놓았습니다.

하지만 어떤 이들은, 그것이 우상이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십자가 자체가 신격화되고 있답니다. 그래서는 안된답니다. 물론 당연합니다. 십자가는 상징일 뿐 십자가 자체에 어떤 신적 능력이 있다고 생각하면 안 됩니다. 우리는 상징을 믿는 것이지, 십자가를 하나님과 동일시하면 절대로 안 됩니다. 하지만 그것이 어렵다보니, 어떤 교회에서는 십자가를 떼기도 합니다.

그런데 저는 굳이 그럴 필요까지 있을까 라는 생각도 합니다. 왜냐하면 십자가를 보고 있으면 예수 그리스도의 죽음을 다시 한번 떠 올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를 위해 구원하신 예수님을 다시 한번 묵상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는 십자가 바라보는 것을 좋아합니다.

그런데 최근 우리 교회에 새로 오신 분이 교회 건물 위에 달린 십자가가 밤에도 보이면 좋겠다는 제안을 하셨습니다. 생각해 보니 꽤 괜찮은 제안이었습니다. 그래서 밤에 저절로 켜지기도 하고 낮에는 태양열로 자동 충전되는 전등을 사서 건물 위의 십자가를 비추게 했습니다. 그 덕분에 요즘은 밤에도 십자가가 잘 보입니다. 교회당이 더 교회당 같이 되었습니다.

그것을 설치하면서 개인적으로 이런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동네에 지나다니시는 분들이 이 십자가를 보고 예수님의 죽음을 다시 되새기면 좋겠다…’ 사실 그것이 교회당의 또 다른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우리 교회당의 십자가가 그런 역할을 해 줄 것을 믿습니다. 정말 기대하는 것은, 하나님께서 우리 교회당의 십자가를 꼭 그렇게 사용해 주실 줄 믿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