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3일 산호세를 살아가며

드디어 12월이 시작되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저는 12월을 무척 좋아합니다. 아마 좋은 추억들이 많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고등학생 때는, 교회에서 크리스마스 이브 때마다 새벽송이라는 것을 했습니다. 저녁 내내 아카펠라로 캐롤을 준비해서, 신청하신 교인분들 집을 방문하여 캐롤을 불러드렸습니다. 그러면 그 집에서 맛있는 차를 대접해 주었고, 그렇게 서로를 축복하며 성탄의 기쁨을 나누었습니다.

큰 아이를 낳고, 크리스마스 이브에 명동에서 좋은 시간을 보냈던 기억도 있습니다. 크리스마스 이브에 교회가 아닌 다른 곳에서 가족시간을 가졌었는데, 그것이 미안했던지 명동 성당에 가서 놀았었습니다. 그런데 매번 기독교식의 성탄절만 보내다가, 카톨릭의 성탄절을 보았더니, 굉장히 새롭고 신선한 느낌을 받았었습니다.

성도님들도 12월과 관련된 많은 추억들이 있으실 것입니다. 그래서 더 설레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설레는 것은, 가장 겸손한 모습으로 오신 아기 예수의 탄생을 축하하는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인간의 모습으로 오실 때, 그냥 성인의 모습으로 오실 수도 있으셨지만, 참 인간으로 오시기 위해, 아기의 모습으로 오셨습니다. 그리고 부족한 인간에게 자신의 몸을 의탁하셨습니다. 우리는 성탄의 12월 동안 그 의탁의 의미를 묵상하고 깨달아야 합니다. 그것이 12월을 의미있게 보내는 방법입니다. 소망하는 것은 잘 묵상하시고 잘 깨달아, 아기 예수님께서 여러분의 삶에 의미있는 분이 되시길 축복합니다

11월 26일 산호세를 살아가며

이번 주는 하나님 안에서 참 잘 쉬었습니다. 모처럼 듣고 싶은 강의도 듣고, 보고 싶은 책도 읽고, 늦잠도 자고, 또 아이들과도 같이 지냈습니다. 새벽 예배와 수요예배가 한 주 쉰 까닭에, 그동안 계속 바빠서 전혀 시간을 내지 못해서 못했던 일들을 하며, 여유 있는 한 주를 보냈습니다.

하나님께서 이 세상을 창조하신 후 우리에게 여러 명령을 주셨는데, 그중에는 안식에 대한 명령도 있었습니다. 우리는 그 명령을 따라 잘 쉬어야 합니다. 그리고 쉬어야 오래 일할 수 있습니다. 우리 인생은 단거리 경주가 아니라 장거리 경주입니다. 그리고 신앙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는 짧게는 30년, 길게는 70년 이상, 주님과 함께 달려야 하는 장거리 선수들입니다.

장거리 선수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전력질주가 아니라, 평정심을 유지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러려면, 종종 천천히 가야 합니다. 앞만 보고 달리는 것이 아니라, 뒤도 보고 옆도 보고 달려야 합니다. 그래서 이 길을 완주할 수 있습니다. 너무 달리려고 하지 마십시오. 중요한 것은 끝까지 이 길 위에서 달리고 있는 것입니다. 소망하는 것은 모두 함께 이 길 위에서 끝까지 잘 달릴 수 있기를 예수 그리스도 이름으로 축복합니다.

11월 19일 산호세를 살아가며

지난 주일 저녁에 포도 목장이 저희 집에서 함께 모였습니다. 아이들 포함 대략 28명 정도가 모였었는데, 감사하게도 아이들이 각 방에서 놀아 준 덕분에, 모두 앉아서 교제를 할 수 있었습니다. 늦은 시간까지 이야기를 나누면서, 감사하고 행복한 시간을 보냈습니다. 무엇보다 서로를 조금 더 알 수 있어서 더 좋았습니다.

사실 이런 모임들이 자주 있어야 합니다. 왜냐하면 바로 그것이 예수님의 방법이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은 사람들과 자주 만나서 식사를 나누며 삶을 나누었습니다. 그리고 그 식사 중에 말씀을 가르치셨고, 그 식사를 통해 제자들을 훈련시키셨습니다. 오죽 하면 예수님의 별명이 ‘먹기를 탐하는 자’이었겠습니까.

하지만 요즘은 사람들이 모이기를 싫어합니다. 가장 큰 이유는 음식 준비와 집 청소에 대한 부담감 때문이겠죠. 그러나 음식이 중요한 것이 아닙니다. 같이 먹는다는 것 자체가 중요합니다. 빵 한조각을 놓고 먹어도 감사함으로 먹으면 풍성하게 느껴집니다. 성경 말씀처럼, 말세에 모이기를 싫어하는 어떤 자들처럼 되지 말고, 모이기에 힘쓰는 공동체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우리의 사랑을 보고, 세상 사람들이 우리 안에 계신 예수 그리스도를 발견할 수 있게 되기를 소망합니다.

11월 12일 산호세를 살아가며

지난 금요일, 새벽 예배에 나오는 우리 교회 분들과, 새벽 예배만 나오는 다른 교회 분들과, 간단한 다과와 함께 교제를 나누었습니다. 다과를 준비해주시고, 뒷정리까지 해 주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비록 섬기는 교회들은 다 달랐지만, 모두에게는 공통점들이 있었습니다. 새벽 예배를 사모하신다는 것과 말씀을 사모하는 것, 그리고 우리 교회에 관심이 많다는 것이었습니다. 실제로 그분들 중 한 분은, 우리 교회 설교를 온라인으로 계속 드리고 있었답니다.

그런데 그분이 온라인 예배를 드리면서, 제안을 하나 하고 싶다며 말씀하신 것이 있었습니다. 온라인 예배를 드릴 때 보면, 앞의 세 줄이 비어 있어, 교인이 하나도 없는 것처럼 보인답니다. 그래서 사람들이 우리 교회를, 사람이 없는 교회로 오해하고 있답니다. 그러니 교인들을 앞으로 앉도록 해야 한답니다.

그 이야기를 듣고 참 감사했습니다. 우리 교회 교인분들도 아닌데, 우리 교회를 생각해 주시는 모습에 큰 감동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그런 사람들이 많아진다면 어떻게 될까 라는 생각도 해 보았습니다. 주변 동네 사람들이 아끼는 교회라면, 꽤 좋은 교회가 되겠지요. 우리 교회가 계속 그렇게 점점 좋아지는 교회가 되길 소망합니다. 그런 교회를 위해 함께 기도하면 좋겠습니다.